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Memo/Feelings of The Day(댓글가능)

012 반수연 <조각이지만 온전한>

어느 날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다가 커다란 상수리나무 잎이 바람에 몸을 뒤집는 것을 보았다.
바람이 촘촘한 잎의 질서를 흩트리는 순간. 그 사이를 비집고 햇살이 내리 쪼였다.
신호가 바뀐 줄도 모르고 우두커니 바라보다, 퍼뜩 깨달았다.
이제 그 누구도 원망할 수 없겠구나.
도대체 나뭇잎과 햇살과 바람 중 무엇이 그 생각을 하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.

 

2024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, 반수연 <조각들>, 작가노트 <조각이지만 온전한>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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